후쿠오카에서 소도시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하루 버스투어를 다녀왔다.
도심의 분주함을 잠시 뒤로한 채,
이토시마의 푸른 바다, 가라츠의 전망 좋은 언덕, 이마리의 전통 도자기 마을까지 둘러보며 조용하고 아늑한 일본의 작은 마을들을 여행하는 시간이었다.
이른 아침, 텐진역에서 하카타역으로 향했다.
버스투어의 출발 장소는 하카타역 동쪽 출구 근처, 로손 편의점 앞.
편의점 앞에서 가이드님을 만나 투어버스에 탑승했다.
도착 시간이 빨랐던 덕에 가장 앞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약간의 여유 시간이 생겨 캔커피를 하나 사서 들고 버스에 올랐다.
퍼펙트데이즈의 주인공처럼, 보스커피 한 캔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달달하면서도 깊은 커피 향이 피곤했던 몸을 깨우는 듯했다.
후타미가우라
버스는 8시 30분 정각에 출발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후타미가우라.
이토시마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로, 바다 위에 나란히 선 두 개의 바위가 마치 부부처럼 보인다고 하여 ‘부부바위’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그 앞에는 하얀 도리이가 세워져 있어, 파란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서핑을 준비하는 사람들,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들이 눈에 띄었다.
조용한 카페와 소박한 음식점들이 어우러져 있어 한적한 바닷마을의 여유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소금공방 ‘톳탄’
다음은 소금공방 ‘톳탄’이었다.
이토시마에서도 고급 소금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이곳에서는 특별한 소금 푸딩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처음 맛본 소금 푸딩은 부드러운 단맛과 짭조름한 풍미가 조화를 이루며 입안 가득 독특한 여운을 남겼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소금 커피우유(550엔)도 맛보았는데,
예상했던 솔티드 카라멜 라떼와는 다른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는 푸딩이 더 마음에 들었다.
점심 - 돈카츠 체인점, 하마카츠.
점심은 가라츠로 이동해 이온몰 근처에서 자유롭게 해결했다.
선택한 식당은 일본의 대표 돈카츠 체인점, 하마카츠.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고기의 조화가 훌륭했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진행되었으며, 한국어도 지원되어 불편함 없이 식사할 수 있었다.
1,400엔이라는 가격에 비해 맛과 양 모두 만족스러웠다.
카가미야마 전망대
든든히 식사를 마친 뒤, 버스는 카가미야마 전망대로 향했다.
전망대에 올라서자 시원하게 펼쳐진 가라츠의 바다와 니지노 마츠바라 방풍림,
그리고 작은 마을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풍경을 감상하다보니 전망대 한편에 세워진 동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사요히메 전설’이 깃든 동상이다.
바다 건너 떠난 남편을 기다리며 이곳에서 기도했다는 사요히메의 이야기가, 그 풍경을 더욱 서정적으로 만들었다.
이마리 도자기 마을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장소는 ‘이마리 도자기 마을’, 오카와치야마였다.
이곳은 일본 전통 도자기의 본고장으로, 과거 조선 도공들이 이주하여 기술을 전파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마을 입구부터 도자기 장식으로 꾸며져 있어 마치 스페인의 구엘공원을 떠올리게 했다.
거리마다 개성 있는 도자기 상점들이 줄지어 있었고, 조용한 골목을 거닐며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도자기 박물관에서는 한국어 가이드북도 제공되어 관람이 한층 수월했다.
후쿠오카 라라포트 쇼핑몰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후쿠오카 라라포트 쇼핑몰이었다.
이곳에는 실물 크기의 RX-93ff 건담이 전시되어 있었다.
노을빛을 받으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거대한 건담의 모습은 애니메이션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쇼핑몰 내부에는 의류 매장과 애니메이션 굿즈, 음식점까지 다양하게 입점되어 있어
간단한 쇼핑과 휴식을 즐기기에 적당했다.
하카타역 복귀
저녁 7시, 버스는 다시 하카타역에 도착했다.
이토시마의 바다, 가라츠의 언덕, 이마리의 도자기 마을까지,
하루 동안 일본의 소도시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친절한 가이드님의 설명 덕분에 단순한 관광을 넘어,
일본의 문화와 역사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었기에 더욱 뜻깊은 여행이었다.
후쿠오카에서 하루 일정으로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여행을 찾고 있다면, 이 버스투어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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