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오카를 여행하면서 화려한 관광지와 맛집만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조용한 곳에서 천천히 걷고 싶을 때가 있다.
동장사(토초지, 東長寺)는 그런 순간에 딱 맞는 곳이었다.

이 사찰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진언종 사찰로,
헤이안 시대였던 806년, 홍법대사 구카이(쿠우카이)가 당나라에서 돌아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기온역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규모가 크진 않지만 천 년의 역사를 품고 있어 도심 속에서 차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곳의 가장 큰 볼거리는 일본 최대 규모의 목조 불상이다.
높이 10.8미터, 무게 30톤의 웅장한 불상은 인간의 108번뇌를 의미하며 만들어졌다고 한다.
거대한 불상을 마주하면 자연스레 압도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으로 남길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불상을 본 뒤에는 지옥순례 체험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염라대왕이 벌을 내리는 모습을 그린 지옥도가 벽면에 펼쳐져 있는데,
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길이 시작된다.
손끝으로 벽을 더듬으며 걷는 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짧지만 강렬한 체험이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감이 서서히 몰려오지만,
결국 한 줄기 빛이 보이는 순간 묘한 안도감과 함께 ‘이제 끝났다’는 안심이 밀려온다.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듯했다.

동장사는 후쿠오카 번을 다스렸던 구로다 가문의 역대 번주 묘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내에는 구로다 다다유키(2대), 미쓰유키(3대), 하루타카(8대)의 묘가 자리하고 있다.
묘비는 화강암으로 만든 거대한 오륜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다유키의 무덤 앞에는 그를 위해 순절한 가신 다섯 명의 묘비도 함께 세워져 있다.


사찰 내부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붉은 5층탑이 푸른 하늘과 대비되며, 정원에는 매화와 벚꽃이 피어 있어 운치를 더한다.
도시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지만,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후쿠오카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다.
하카타역에서 가까워 여행 중 가볍게 들르기에도 좋고, 붐비지 않아 조용히 산책하며 사색하기에도 괜찮다.
후쿠오카에 간다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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