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무소유 철학을 만나는 곳, 길상사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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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하고 상서로운 절, 길상사(吉祥寺)

 

추석을 맞아 서울 북악산 자락에 자리한 길상사를 방문했습니다.

길상사는 도심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는 장소로, 법정스님의 철학이 녹아있는 사찰입니다.

사실, 길상사는 유명세와 달리 1997년에 창건된 비교적 새로운 사찰입니다.

이전에는 '대원각'이라는 이름의 유명한 고급 요정(요릿집)이었습니다.

 

 

이 대원각을 운영하던 사람은 기생 출신의 김영한, 진향으로 불리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녀는 법정스님의 무소유 철학에 깊이 감명받아 이 귀중한 재산을 사찰로 기증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덕분에 오늘날의 길상사가 탄생하게 되었고, 그녀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길상사 중심에는 김영한을 기념하는 공덕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길상사는 한성대입구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쉽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을 위한 주차공간도 준비되어 있어 도심 속 여유를 즐기기에 편리한 장소입니다.

 

 

일주문을 지나 사찰의 중심으로 향하면 대웅전 대신 ‘극락전’을 만나게 됩니다.

길상사는 대웅전이 아닌 아미타 부처님을 모신 극락전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길상사의 전신이었던 대원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1980년대 한국 사회는 밀실정치, 요정정치라 불릴 정도로 소수에 의해 권력이 집중되던 시기였습니다.

대원각, 삼청각, 선운각은 서울의 3대 요정으로 손꼽혔으며, 이곳에는 유명한 기생들이 많았습니다.

이곳을 드나든 사람들 중에는 상처를 받거나 희생된 이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법정스님은 이들을 기리기 위해 길상사의 주전(主殿)으로 극락전을 세우고, 그들의 극락왕생을 염원했습니다.

 

 

 

길상사의 극락전은 다른 사찰과 다르게 아미타부처님 오른쪽에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습니다.

지장보살은 중생들을 구제하고 저승까지 안내해주는 저승사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보살입니다.

이처럼 길상사의 배치는 이곳의 역사적 배경과 맞닿아 있습니다.

 

 

또한 길상사에서는 성모 마리아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관세음보살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보살상은 조각가 최종태의 작품으로, 그는 성당과 수녀원에 성상들을 조각하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길상사의 창건자인 김영한 여사가 천주교 신자였던 점도 이 보살상 제작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불교와 천주교의 경계를 허물며 자비와 사랑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상징물로, 방문객들에게 평화와 감동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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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처소를 지나 법정스님이 머물렀던 진영각으로 향합니다.

소박한 건축물과 자연 경관이 어우러져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해줍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누리는 고즈넉한 하루에 매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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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각은 법정스님이 머물렀던 소박한 암자로, 그의 무소유 정신과 청빈한 삶을 상징하는 공간입니다.

마당 한쪽에는 법정스님의 유골이 묻혀 있으며, 그가 남긴 것은 없지만 붉은 꽃무릇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법정스님은 이곳에서 사색과 수행을 통해 불교의 가르침을 전했으며, 지금도 많은 이들이 그의 철학을 되새기며 명상과 영감을 얻고자 이곳을 찾습니다.

 

진영각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규정에 따라 별도 사진촬영을 하지 않았으며, 진영각 내부에는 법정스님이 사용하던 물건, 저서 등이 있습니다.

참고로 맨발로 들어가는 행위는 예의에 어긋나므로 꼭 양말을 착용하시고 입장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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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길상사의 ‘다라니 다원’입니다.

다라니 다원은 전통 한옥 건물로 이루어진 북카페로, 차를 마시며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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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니 다원의 독특한 점은 카페 안에 불상이 있어 조금 신비한(?) 분위기에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점입니다.

음료는 다양한 한국 전통차부터 커피까지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더운 여름의 열기를 식힐 겸 오미자차를 주문했는데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길상사는 단순한 사찰을 넘어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입니다.

법정스님의 가르침을 직접 느끼고 싶거나 조용히 사색하고 싶은 분들에게 꼭 한 번 방문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곳에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도심 속 고요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길상사 ​🕑 - 🎫 무료입장 🅿 주차가능 📞 02-3672-5945 📍 서울 성북구 선잠로5길 68 길상사(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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