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시먼딩 Lao Shandong Homemade Noodles 방문기
타이베이 여행 중이라면 시먼딩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번쩍이는 간판들과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도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현지인들이 오래도록 사랑해온 숨은 맛집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그중 하나, Lao Shandong Homemade Noodles입니다.
이곳은 1949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우육면 전문점으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명실상부한 대만 우육면의 강자입니다.
저 역시 이곳을 찾기 위해 꽤나 고생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차근히 풀어보겠습니다.
찾아가는 길부터 모험
Lao Shandong Homemade Noodles는 시먼딩 중심의 萬年商業大樓(만년상업대루)라는 건물 지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겉에서 보면 초록색 세로 줄무늬의 건물이 눈에 띄는데, 'vacanza co'라는 간판 아래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보입니다.
지하로 내려서면 다소 음침한 듯한 좁은 복도가 이어지는데, 처음엔 ‘여기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萬年美食廣場' 간판이 나타나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오늘의 목적지, Lao Shandong Homemade Noodles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안내 사진만 몇 장 봐뒀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처럼 처음 오시는 분들도 참고하시면 길 찾기가 한결 수월할 것입니다.
줄 서는 것조차 기대되는 맛집
도착하면 늘 줄이 서 있지만, 회전율이 빨라서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입장 전 직원분이 메뉴판을 건네주는데, 한국어 메뉴판도 준비되어 있어 주문 걱정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기억해 두실 점은 결제는 현금만 가능하다는 것.
보약 같은 우육면 한 그릇
자리에 앉아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 셀프 소스코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매콤한 고추기름과 간장, 마늘 등을 취향껏 섞어 고기를 찍어 먹기 위한 준비를 해둡니다.
이런 작은 재미가 또 별미입니다.
드디어 메인 요리가 나왔습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고기반·힘줄반 우육면 (半筋半肉牛肉麵)입니다.
육수는 소뼈와 한약재가 어우러진 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고, 살짝 감도는 한약향이 입맛을 더욱 돋워줍니다.
고기는 너무 부드럽고, 힘줄 부분은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어 정말 맛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이 집만의 도삭면입니다.
넓적하고 두꺼운 면발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밀가루 냄새 없이 깔끔한 맛이 났습니다.
국물과도 잘 어울려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듭니다.
곁들임으로 나온 숙주볶음, 오이무침, 두부조림, 삶은 달걀도 하나같이 깔끔하고 담백해서 우육면과 훌륭한 조화를 이룹니다.
함께 주문한 수제 물만두 역시 속이 알차고 피가 얇아 술술 넘어갑니다.
미슐랭 가이드가 인정한 맛
벽면에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슐랭 가이드 선정 증서가 빼곡히 걸려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실력을 인정받아 온 곳이라는 점이 새삼 실감납니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빠르게 서빙해주어 회전율이 좋았습니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물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도 참고하세요.
물은 별도로 구매해야 하며, 생수 한 병은 30 대만달러입니다.
저는 그냥 콜라를 선택했습니다. 잔은 요청하면 따로 제공해줍니다.
마무리
Lao Shandong Homemade Noodles는 화려한 시먼딩 거리 한복판에서 예상치 못한 '현지스러운 대만'을 맛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진한 국물과 탱탱한 도삭면, 부드러운 고기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진 우육면 한 그릇은 대만 여행에서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조금 복잡한 입구만 넘기면, 그 뒤에는 미슐랭이 보증하는 깊은 맛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만 현지 느낌 가득한 보약 같은 우육면이 궁금하시다면 이곳을 꼭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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