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미술관 10주년 특별전《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를 다녀다.
전시는 기존의 미술관 모델이 지닌 경직성을 벗어나 서로 다른 사회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반영하는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수원시립미술관의 전시 제목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에는 각각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초콜릿은 과거에는 ‘신들의 음료’라 불릴 만큼 귀하고 일부만 누릴 수 있었으나, 지금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이는 미술관이 예전에는 일부 사람만의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모두에게 열린 장소가 되었다는 변화를 상징한다.
레모네이드는 ‘삶이 레몬을 주면, 레모네이드로 만들어라’라는 속담에서 따온 말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파티’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소를 뜻한다. 미술관이 파티처럼 모두를 환영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회는 들어가는 순간부터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 남다현은 <부정승차의 유혹 in 수원역>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규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작가는 수원역의 지하철 개찰구와 똑같이 생긴 구조물을 미술관에 만들었다.
관람객은 미술관 매표소에서 받은 교통카드를 개 찰구에 찍고 지나갈 수도 있고, 그냥 뛰어넘을 수도 있다.
개찰구를 통과하는 방 법을 고민하면서, 우리는 '규칙이란 무엇일까?'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첫번째 전시실
첫번째 전시실은 미술관이 만든 기준과 규칙을 질문하고 이를 깨뜨리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미술관은 예술품을 보호하고 전시하기 위해 체계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권력을 가진 기관이 되었다.
이곳에서 작품들은 미술관이 예술의 기준을 어떻게 정해왔는지 탐구한다.
관람자는 미술관의 기준과 예술 감상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MOMA from TEMU>는 테무, 다이소, 쿠팡 등에서 산 저렴한 물건과 버려진 물건으로 유명 미술작품을 새롭게 만든 작품이다. 예를 들어, 수세미는 로스코의 그림이 되고, 쓰레기 봉투는 디노네의 작품이 되며, 과자 포장 상자는 브랑쿠시의 조각이 된다.
이 작품들은 원래의 유명 작품처럼 비싸지 않다. 그 이유는 예술의 가치는 재료나 모양이 아니라, 작가의 명성, 작품의 역사, 시장의 평가 등 여러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작가는 ‘예술은 왜 비쌀까?’, ‘예술의 가치는 누가 정할까?’라는 질문을 관람객에게 던진다.
안드레아 프레이저의 <뮤지엄 하이라이트: 갤러리 토크>는 작가가 미술관 해설사가 되어 화장실, 기념품 가게 같은 평범한 공간을 예술작품처럼 설명하는 퍼포먼스이다.
그는 미술관이 예술뿐 아니라, 특정 취향과 규칙을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곳임을 보여준다.
<웰컴 투 더 워즈워스 뮤지엄 투어>에서는 작가가 미술관의 역사와 배경을 소개하며, 미술관이 권력과 돈을 가진 일부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공간일 수 있음을 지적한다.
두번째 전시실
두번째 전시실은 다양한 감각과 표현 방식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소리를 듣기 어려운 사람은 몸짓과 표정으로, 글자를 보기 힘든 사람은 소리로 생각을 표현한다.
나를 돌보는 행동이 다른 사람과의 이해로 이어진다는 점도 강조한다.
자신을 돌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작가는 예술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기대한다.
작가 케이트 저스트는 예술이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
'노래하다', '숨쉬다'처럼 평범한 행동도 나를 돌보는 특별한 시간이라고 본다.
이 작품은 손뜨개질로 만들어졌다. 뜨개질처럼 천천히, 반복적으로 나를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품 앞에서는 뜨개질 워크숍이 열린다. 내가 만든 작은 고리가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하나의 큰 작품이 완성된다.
작가는 건물의 1층에서 지내며 2층에서 나는 층간소음을 무심코 듣게 된다.
이는 2층 시각장애인 협회의 회원들이 서로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내는 소리였다.
관람객도 건물과 꼭 닮은 작품에서 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어색한 노이즈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알고 보면 꼭 필요한 소리이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리의 의미도 다를 수 있다.
작품 속 두 작가는 미국 수어로 대화한다. 수어는 손동작, 표정, 몸짓으로 감정과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언어이다.
벽면에는 수어를 하는 작가들이 등장한다.
같은 손동작도 표정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배경색이 진해질수록 표현도 강해진다.
영상에서는 얼굴 인식 필터가 수어의 표정을 읽어 기호로 보여준다.
하지만 손에 얼굴이 가려지면 인식이 어렵다. 기술이 수어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세번째 전시실
세번째 전시실은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예술로 담아냈다.
과거 미술관은 권력 있는 사람들의 취향만 반영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제 미술관은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더 많은 사람을 초대한다.
예술은 다양한 삶과 정체성을 보여주며, 일상과도 연결된다.
천근성 작가의 <수원역전시장커피>는 시장 한가운데 있는 특별한 카페이다.
이곳에서는 돈 대신 그림이나 시 같은 창작물로 음료를 받을 수 있다.
손님들의 작품은 벽을 채우며 전시가 된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며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 카페는 누구에게나 열린 예술 공간이다. 예술은 미술관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만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전시실
마지막 전시실은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전시장은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어 앞서 만난 전시보다 즐겁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전시가 종료되는 ‘전자음악 만들기’, ‘실뜨개 수업’ 등 다양한 워크숍이 다채롭게 열린다.
예술은 작가, 관람객, 작품이 함께 소통하며 완성된다. 이 공간에서 예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기 바란다.
'코인미술연습장'은 코인노래방을 미술연습장으로 바꾼 작품이다.
관람객은 존 케이지의 '4분 33초', 길버트와 조지의 '노래하는 조각' 같은 퍼포먼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예술을 더 재밌고 쉽게 경험할 수 있었다.
할인 및 주차정보
수원시립미술관은 수원시에 거주하는 청년을 위해 매주 금요일 입장료를 면제한다.
면제 대상시설은 수원시에 소재한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뿐만 아니라 화성행궁도 포함된다.
관람객은 최대 2시간 무료주차를 이용할 수 있다.
상세한 주차요금은 위 사진을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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