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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주로 가던 술집

 

뱅거의 10月

이제 어느정도 마을지리를 파악해 갔던 걸로 기억한다.

마을에는 아파트는 없었다.

큰 대형마트라고 해봤자 'ASDA' 정도였다. 

물론 영화관, 대형쇼핑몰도 없었다. 다행히, 작은 술집 정도는 있었다. 

뱅거에서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을 생각하면, 단연코 피자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고, 중독성있는 맛이라 

일주일에 6번 이상은 먹었다. 

 

▲ TY PIZZA

 

구글스트리뷰로 살펴보니 아직도 건재하나 보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이였다.

2014년 당시, 초록색 건물보다 빛 바랬었는데, 많이 성공하셨나보다. 

서브웨이처럼 즉석에서 토핑도 선택할 수 있고 치즈 종류/양 등을 선택할 수 있어, 순간의 사치도 즐기게 해주었다.

사진처럼 뱅거의 날씨는 우중충했고, 거의 모든 날들이 구름이 가득했다. 

흐린 날들이 더 많았기에, 햇살 좋은 날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 홀리헤드 가는 길

 

날씨는 종잡을 수 없었고, 우산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거의 모두가 후드셔츠나 바람막이재킷을 입고 다녔다. 

제주도에서나 종종 보이는 쌍무지개도 흔히 등장했고, 사진에 보이는 들판에서는 수백마리의 양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하얀색 털을 가진 양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다. 

 

▲ 기숙사 

 

돌이켜보건데,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이라 생각된다. 

6명이서 하나의 층을 사용하였다. 

다 같이 술을 마시고 카드게임도 하였지만, 내가 먼저 주도했던 적은 없던 것 같다.

스스럼없이 주방을 공유하였고, 함께 음식도 만들어 먹었다. 

일반 38평 아파트의 방의 거리처럼 각자의 방은 문만 있을 뿐, 매우 가까웠다.

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학교 본관 쪽보다 먼 다른 기숙사로 이사를 갔다.

공간은 넓고, 가격은 저렴했다. 

다만, 이사를 하기 전 여기 기숙사 친구들이 충고를 해줬을 정도로, 그 기숙사의 인원은 문제가 많았다.

소음부터 인종차별, 대마초까지, 학교관계자나 경찰이 종종 오는 일도 있었다.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체험을 해보았기에 편견도 줄어들고, 다양한 갈등도 겪어보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