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석파정, 도심 속 물과 구름이 감싸안은 왕의 정원
서울미술관 개관 10주년 관람을 마치고 건물 4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건물 안쪽에는 아름다운 무릉도원이 숨어있었습니다. 북악산 산허리로 짙게 깔린 비구름이 운치를 더해주었습니다. 석파정(石坡亭) '물과 구름이 감싸 안은 집'이라 명명된 석파정(石坡亭)은 조선의 왕이 선택한, 왕의 공간입니다. 굴곡진 역사의 흐름과 비바람을 견뎌낸 노송과, 건축물을 넘어 예술적 가치를 지닌 존귀한 공예품 같은 집입니다.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은 이곳을 행전이나 행궁 시 임시거처로 사용하며 신하들과 함께 국정을 논의하였습니다. 집을 둘러싸고 있는 빼어난 산수와 계곡. 궁극의 절경 앞에 자신을 겸허하게 내려놓았습니다. 거센 빗속 방문할 이가 하나 없겠지만 사랑채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고종이 되어봅니다. 곁을 지켜주던 이들은 ..